아래에서는 “미국이 왜 강달러(달러 강세)를 원하는지, 반대로 왜 약달러(달러 약세)를 원하는지”를 간단히 정리하고, 실제 역사적 사례를 들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미국이 강달러를 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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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패권(기축통화) 유지 및 안정성 제고
- 달러가 글로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면, 미국의 통화 위상이 올라가고 ‘안전자산’으로서 선호도가 커집니다.
- 이는 국제결제·금융·자본시장에서 달러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해주어, 미국이 금융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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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억제 효과
- 달러가 강세이면, 수입 물가(원자재·소비재 등)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국내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 예컨대 달러로 사들이는 해외 원자재 가격이 낮아지면, 기업 비용 부담이 줄고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도 낮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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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자본 유입 유도
- 일반적으로 통화가 강세일 때 해당 국가에 자본이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환차익+안정성).
- 미국 입장에서는 해외 자금이 유입되어 국채를 사주면, 재정적자 보전이 조금 더 수월해지기도 합니다.
실제 사례: 1990년대 후반(로버트 루빈의 “강달러 정책”)
- 상황: 1990년대 중반~후반, 미국 경제는 ‘정보기술(IT) 붐’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실업률은 낮았고, 증시(특히 나스닥)가 급등했으며, 글로벌 투자자금이 대거 미국으로 유입되었습니다.
- 이유: 미국 정부(클린턴 행정부, 재무장관 로버트 루빈)는 “강달러는 미국의 이익”이라는 기조를 천명했습니다. 달러 강세가 미국의 금융시장과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저인플레이션 기조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 행동: “강달러 정책(Strong Dollar Policy)”을 공식 표방하고, 필요시 외환시장 개입이나 금리 정책 등을 통해 달러 강세 기조를 간접적으로 지지했습니다.
2. 미국이 약달러를 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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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경쟁력 제고
- 달러가 약세면, 미국 기업의 상품·서비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집니다. (예: 달러가 약해지면, 해외시장에서 미국 제품이 상대적으로 싸게 팔림)
- 그 결과 무역적자를 줄이거나 제조업 부활(리쇼어링)을 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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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양 및 일자리 창출
- 통화 약세는 경제 전반의 수요를 확대하기 때문에,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됩니다.
- 미국 내 생산이 증가하고 기업 이윤이 늘어나면, 고용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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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상환 부담 경감
- 통화 약세일 때 달러 표시 부채의 실질 부담이 어느 정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 또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유도할 때, 달러 약세가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실제 사례 1: 1971년 ‘닉슨 쇼크(Nixon Shock)’
- 상황: 1960년대~70년대 초, 미국은 베트남 전쟁과 대규모 재정지출로 인해 경상수지 적자와 금(골드) 유출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 이유: 미국은 브레턴우즈 체제(달러와 금을 고정 환율로 교환) 아래에서, 금 보유량보다 달러가 너무 많이 풀리게 되자 더 이상 금태환을 유지하기 어려웠습니다.
- 행동: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금태환 정지” 선언을 통해 달러 가치를 사실상 절하(약달러)시키고,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이는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와 변동환율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조치였습니다.
실제 사례 2: 1985년 ‘플라자 합의(Plaza Accord)’
- 상황: 1980년대 초, 폴 볼커(Fed 의장)의 고금리 정책으로 달러는 강세 기조를 보였습니다. 그 결과 미국의 무역적자는 크게 악화되었고, 대외적으로 “달러가 과도하게 고평가되었다”는 비판이 커졌습니다.
- 이유: 미국 정부는 일본·서독(현 독일) 등과의 무역적자를 줄여야 했고, 미국 내 제조업 경쟁력 회복이 시급했습니다.
- 행동: 1985년 미국·영국·프랑스·서독·일본 등 G5 재무장관들이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만나 “달러 약세(달러 절하)를 유도하기 위한 공동 개입”에 합의했습니다. 실제로 이 합의 후 달러는 급격히 약세로 전환되었습니다.
3. 종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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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가 필요한 경우:
- 글로벌 금융시장 내 달러 패권 유지를 위해
- 수입 물가 억제 및 인플레이션 방어
- 자본 유입을 통한 미국 국채 소화 및 금융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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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달러가 필요한 경우:
- 수출 경쟁력 확보·무역적자 개선
- 경기 부양(제조업·일자리 창출)
- 재정적자 완화(채무 부담 경감)
역사적으로도 미국은 경기 상황, 인플레이션 압력, 무역수지 적자 규모, 국내외 정치·외교 상황 등에 따라 “강달러” 혹은 “약달러” 정책을 기민하게 조정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1971년 닉슨 쇼크(약달러 추구), 1985년 플라자 합의(약달러 추구), 1990년대 후반 로버트 루빈의 ‘강달러 정책’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이 지금 달러 강세(또는 약세)를 선호한다”고 말할 때는, 그 배경으로 무역·경제 성장·재정·물가 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